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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계속 되네요. 독오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에어컨 바람은 왠지 꺼려 집니다. 
인공적인 냉기가 살을 닿는 느낌이 별루라서...

                       
이 더위에  개인적으로 시원한 일이 있었네요.   
제목에서 처럼 아내가 발을 씻겨 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혹시 반쪽 분의 발 씻겨 준 경험 있으신가요?

조선시대도 아니고 ....

어찌하다 보니 함께 한 시간도 한참이고, 서로의 발은 커녕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넘어가는 날도 많네요.
연애할 때 그 설레임은....다 어디로 갔는지.....
밤새 통화해도 할말이 여전히 남았었는데....

지금은..??

  • 할 말.....짧아진다. (밥줘~, 양말 하나 줘~, 와이셔츠 어딨어? 등등)
  • 전화 통화....애들 몫이다. 가끔 아내가 언제 올꺼냐고 전화하면....(좀 늦을 꺼야..끊어~)
  • 설레임은....수북히 쌓인 먼지와 함께 섞여 찾을 길 없다.....간혹 아내는 2PM의 닉쿤보면서 느낀다....

이런 일상의 반복이던 어느 날 퇴근하고 들어 오는데, 아내가 다짜고짜 욕실로 끌고 가더니
발을 씻겨 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거 포스팅한다고...이렇게 발도 공개하네요...                    
발목에 부황 뜬 자국이 아직 남았네요...수없이 찔러대는 바늘이 얼마나 아프던지..

결혼하고 처음 있었던 일이라...적지 아니 놀랐겠습니까...
혹시, 이 연막 뒤에 숨겨진 커다란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로 아내를 살피기도 하고...

발을 씻겨 주면 천천히 입을 여는 아내....내용인즉슨...
아내가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는데, 숙제가 남편 발 씻겨 주기 였다는군요. 
이런 숙제 자주 내 줘야 하는데...

여하튼, 기분은 좋더군요. 발을 씻겨 주는데 싫어할 사람 없겠죠...
것보다는 이 일롤 인해 결혼초기부터 쭉~ 회상하면 얘기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더군요. 
무딘 일상에 잔잔한 설레임을 느껴보는 순간이였습니다. 

우린 살다보면 "초심"이란 말을 참 많이 합니다.
하지만, 말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행동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아마 이 땅에 갈등들 중 90% 이상은 없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때론 이런 작은 이벤트가 우리에게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 같군요. 
아마 결혼초 설레임과는 다른 개념의 설레임의 띠가 살짝 형성되는 것도 같구요. 
다른 개념의 설레임...이 설레임의 정체는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한 10여전에 내가 먼저 아내의 발을 씻겨 주었습니다. 아버지 학교라는 행사의 한 프로그램에서 였는데...
그 땐 개인적으로 집에서가 아니라, 음향과 조명이 갖추어진 엄숙하고 성스러운 분위기에서 였죠...

일명..세족식....

아내 앞에 무릎 끓고 앉아 발을 씻기고 어깨에 걸친 수건으로 발을 닦아주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껏 살면서 아내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자리였습니다. 그 외엔 그저 속 썩힌 일들 뿐이라...

이렇게 우리 부부는 한 번씩 서로의 발을 씻겨 주게 됐습니다. 
나중에 늙어서 얘기 꺼리 하나씩 만든거죠..

사람의 감정이 복잡한 지라 다투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이런 이벤트가 끼면서 또 봄 새싹처럼 새로운 사랑의 감정이 돋아 나기도 하는 듯 하네요.

일상에서의 작은 이벤트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서로가 일상에 지쳐 있다는 소리이기도 할 듯 하구요.
생각만 하면서 실행은 못하고 있지만 혹시 해보신 분들 중, 효과 좋은 것 있으면 소개 바랍니다.


가진 것도 능력도 부족한 지라...별 볼일 없지만..
그런 서로가 만났으니...호박처럼 둥글둥글 살면 작은 행복으로 추억이 쌓이지 않을까요...

 이 여름, 날씨도 더운데 아내에게 남편에게 은근 살짝 씻겨 달라고 발 한 번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해 보신 분들은 반응을 댓글로 남겨 주시면,
다음 사람 상황 대처에 도움주시는 은혜 베푸시는 것입니다. ^^






 


                                                                  


WRITTEN BY
카푸리오

트랙백  0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발도 씻겨 주고, 등도 밀어주면서 그렇게 살아야지요.
    오손도손~~ ㅎㅎㅎ
  2. 아내분과 사이가 좋으신가봅니다. 저희 부부는 닭살 돋아서 죽어도 못할 거예요^^
    저나 남편이나 무뚝뚝하니 요거 참~ㅎㅎ
    • 이게 그냥 일상에서는 정말 닭살이라...ㅎ
      어떤 프로그램안에서 하는 거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바래기님, 도전 한번 해 보세요...^^
  3. 그러고 보면 성경에서 예수님이 제자들 발을 씻겨주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세족식인가 봐요. 서로의 몸을 닦아준다는 것, 특히 몸에서 가장 고생하는 부분을 어루만져준다는 것이 너무 화목하고 좋아 보이네요^^
  4. 가끔 엄마님 해드리는데...
    딸이 좋구나 ~ 하실때 행복하더라구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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