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서 마케팅을 배운다.
흔히 마케팅을 전쟁과 비교한다.
그래서 '마케팅 전쟁'이란 책도 이미 나왔다.
예전에는 너무 삭막한 표현이라고만 치부했는데, 그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제는 공감이 간다.
전쟁터에는 멋이나 낭만은 없다.
죽느냐 사느냐의 냉정한 승부만 존재한다.
그렇다. 마케팅은 전쟁이고 시장은 전쟁터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론칭하기 까지는 출산의 고통 이상이 뒤 따른다.
제품이라면 시장조사를 거쳐 아이템을 선정해야 하고, 패키지 디자인을 해야 하며, 텃새가 심한 각기 다른 공장을 뛰어 다니며 각 공정을 완성하고, 포장 후 세상에 나오게 된다.
여기까지만도 상상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모든 정성과 정신을 쏟아부어야 탄생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여기까지가 전쟁준비였다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전쟁이다. 시장에서 사느냐 죽느냐는 오직 마케팅에 달려있다.
전쟁은 이겨놓고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없다면 시작하지를 말아야 한다.
마손(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비단 전쟁에만 국한되는 말은 아닌 듯하다. 그 뜻 그대로 마케팅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마케팅은 이겨놓고 시작해야 한다. 그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들이 하는 걸 옆에서 보니 대충 따라하면 되겠구나 했다가는 낭패보기 일쑤다. 결과물만 보면 쉬워 보이나 남들은 수없이 많은 조사와 준비,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 자리에 왔다.
중국판 <명량>으로 불리는 영화 <풍운대전>에서도 같은 대목이 나온다.
명나라 말기 명장 척게광(조문탁)은 해적 소굴을 소탕하기 위해 긴급 투입됐지만, 척계광은 서두르지 않고 몇날 몇일은 적의 진지 앞까지 군사를 이끌고 갔다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싸울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적도 아군도 방심하는 틈을 노려 어렵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척계광 장군은 이길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준비가 마무리되자 거침없이 일거에 적의 진지를 소탕한 것이다.
이는 마케팅에서도 그대로 필요한 전술이다. 싸워 이길 준비를 마쳤다면 한 여름 소나기처럼 거치없이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준비없이 가랑비로 승부를 보려 하지 않았나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최근 온라인을 둘러싸고 마케팅 트렌드도 급변하고 있다. 2~3년 전만해도 상당히 효력을 발휘하던 기법들이 힘을 못쓰는 상황이 됐다. 온통 마케팅강의가 판을 치지만 매뉴얼 교육에 그치는 정도다. 남의 말만 어설프게 듣고 마케팅을 시작했다가는 '돈만 잃고 효과는 없는' 무기력한 마케팅이 되고 만다. 후회할 때는 이미 돈도 시간도 까먹은 후다.
마케팅에서 우리 스스로는 모두 풍운대전의 <척계광>과 같은 명장이 돼야 한다. 이미 다 가지고 있는 전쟁터의 장군도 마케터도 없다. <척계광>은 대전을 앞두고 오합지졸에 신념마저 없는 군대를 정비하면서 신념 강한 군사를 키우는 동시에 적의 무기를 분석, 신무기를 개발하면서 전쟁을 준비했다.
트렌드가 급변하는 작금의 마케팅은 단순히 한두가지로 승부해서는 백전백패다. 전쟁터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장군이 되어 군사를 키우고 무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촐랑되는 명장없다. 명장은 산처럼 무겁고 신중하면서 병사의 가족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지녔다.
마케팅이라는 전쟁에서 스스로 장군이 우리도 산처럼 무겁고 신중해야 한다. 한두가지 마케팅기법만으로 촐랑돼서도 안될 것이며, 우물안 개구리 마냥 시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될 것이다. 시장은 냉정하다. 차분하게 완벽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순신> 장군도 '분별없이 행동하지 말고 산처럼 무겁고 조용하게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쟁터의 장군의 손에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으며, 수만명의 병사와 그 가족의 목숨이 달려있다. 우리 손에 어렵게 탄생한 제품과 서비스의 생존이 달려 있다. 전쟁도 마케팅도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할 것이다.
차분히 완벽하게 준비하면서 제품이라는 검도 갈고 경쟁사의 기술도 배워야 한다. 그렇게 준비를 마쳤다면 조용히 때를 기다려 기회를 포착, 거침없이 쏟아부어야 한다. 이렇게 원칙과 변칙을 모두 활용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한다면 우리는 마케팅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by 마케팅작가 카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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