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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행

청년실업과 소모적인 스펙경쟁에 대한 고찰

by 카푸리오 2013. 10. 16.

 

 

좋았던 시절은 다 가고 살기는 점점 팍팍해 지고 있다. IMF 이전까지는 대학졸업만 하면 취업이 수월했고, 명문대 학생들은 기업에서 알아서 모셔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자리 부족으로 미칠듯한 무한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신입사원 연령대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오늘자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입학한 학생들은 연간 667만 8000원 정도의 등록금을 부담해야 하며, 이를 4년으로 환산하면 2671만 2000원이다. 생활비와 교재비, 학원비 등을 한달에 4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920만원이 늘어난다. 입학과 졸업에 필요한 돈만 4500만원이 뛰어넘는다. 여기에 취업 재수 등을 고려하면 이 금액은 6~7000만원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등록금을 부모님이 부담해 줄 수 있는 형편이라면 꽤 낫겠지만, 학자금대출을 받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4500만원의 빚을 싸들고 취업의 문을 두드리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시대과제 '양극화'는 이 과정에서 더욱 심화된다. 일단 부모의 지원을 받게 되면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 벌지 않아도 돼 공부할 시간이 늘어나며, 어학연수 등을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다. 그러나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알바를 뛰며 생활비 벌기에 급급하게 되며, 학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어 전자의 학생과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에는 스펙의 차이가 된다.

 

 

문제는 스펙경쟁이 상당히 소모적이라는 데 있다. 일자리가 부족해지니  기업들의 인재 판별기준인 학벌과 스펙이 점점 상항평준화 되었다. 자격증, 토익, 토플, 텝스, 어학연수. 해외봉사, 학점 등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낭만의 캠퍼스는 사라진지 오래다. 학생들은 4년간 오로지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러나 정작 이것들은 실무에서 별로 쓸 데가 없다. 너무나 비생산적인 낭비다.

 

 

변별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창의력이나 리더십을 수치로 환산해 평가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문제는 개개인 뛰어난 개성을 지닌 젊은이들이 정형화 된 틀에 스스로를 가둠으로써 창의력이 죽어버리는 것에 있다.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예술가가 나오지 않는 이유다. 똑같은 것을 보게 하고, 똑같은 것을 하게 하며, 똑같은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성공의 잣대 자체에 문제가 있다.

 

혁신? 창조경제? 턱도 없는 소리다. 

 

대학은 이미 학문을 탐구하는 인재양성의 요람이 취업사관학교로 변해버렸다.

 

 

 

 

청년실업 문제는 취업준비생들이 너무 높다는 점도 작용한다. 눈을 낮춰보면 취업의 길은 은근히 넓다.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입사해 능력을 펼칠 생각보다는 시작부터 잡고 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얼마전 한 설문에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3,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눈을 낮춰야 한다.물론 물가상승, 사회적 인식과 편견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책임은 크지 않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행복지수가 최하위권이다. 삶의 만족도가 현저히 낮다. 20대 자살률이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시대적 과도기일지, 끝없이 되풀이 되는 문제일지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현 세대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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